남의 새끼라고 하지만 아직은 내 새끼마냥 소중하다.

분류없음 2023/04/20 00:56
늦은 새벽 연구실 학생에게서 연락이 온다.
전화가능하냐는 녀석. 평소 모범적인 녀석이기에 긴장이 된다.

응, 무슨 일이니.
수화기 건너로 들리는 울먹이는 목소리. 하..두번째다.
한번은 정자역 살 때였고, 그 길로 세종대로 달려왔었다.
그때 트라우마 때문일까, 지체없이 물었다.
지금 어디야. 혹시 술먹었니?

다행히 본인 집이고 술은 먹지 않았단다.
그리고 조용히 올 것이 왔다라는 에너지를 보내며, 부정하고 싶었던 그 단어를 꺼낸다.
교수님, 여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그래, 마음 잘 달래고 본가가서 며칠 쉬고 보자.

족히 5년이다. 5주년 행사하겠다고 휴가 달라던 녀석이었다.
내가 이별통보를 받은 것 마냥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남들은 남의 새끼를 왜 니 새끼마냥 키우냐고 묻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 마다 알게된다. 이 녀석들 하나하나 모두 내 새끼다.
비록 배 아파 낳은 아이들은 아니지만, 마음 아프고 머리 아파 키우고 있는 아이들이다.

휴.. 나도 어른이지만 이런 부분은 어렵다.
이성 간의 만남이란 20대도 30대도 그리고 지금의 40대에도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요즘은 그냥 정말 잘 모르겠다.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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